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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
지난 해 12월, 줄기세포 건으로 한 수의학 교수가 언론에 집중적으로 조명이 되면서 온 나라가 그(줄기세포 존재의) 진위 여부로 떠들썩할 때, 나는 저 멀리 영국 요크셔 지방의 한 수의사를 만나고 있었다. 그는 정이 많고 낙천적인 사람이며, 자신의 일과 주위 사람들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며, 항상 사람과 동물 모두를 좋아했다. 또 자신의 일을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이며, 너무나도 인간적이며 때로는 유머스럽기까지 한 친근한 이웃 집 아저씨라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헤리엇’.
『아름다운 이야기―부제:수의사 헤리엇이 만난 사람과 동물 이야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명 인물이 된 수의사 ‘헤리엇’의 자전적 이야기로 그가 평생을 영국 요크셔 푸른 초원의 순박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겪은 동물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은 이야기다. 저자 특유의 유머와 여유 있는 위트, 삶에 대한 정감어린 시선과 통찰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무리 하찮은 미물에게 조차도 의미있는 눈길로 대하게 만든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자신의 군복무 경험과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 진료 차 만났던 동물들과 그 주인들과의 정겨운 이야기로, 성실하고 인간적인 냄새가 가득한 작가의 수필 같은 글 모음이다.
이야기 구성은 2차 대전 중 나라의 부름을 받아 공군에 참전하게 된 작가가 수의사 일을 중단하고 영국 공군에 입대해 힘든 훈련 과정 사이사이에 과거 자신이 수의사로 활동 시 겪은 일들과 현재의 군생활 중에 일어났던 일들을 단락을 교차해 가며 얘기해 주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작가가 경험한 수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하는 아내가 아들을 출산한 날에 벌어진 에피소드, 병들어 도살해야 할 소를 오인하여 우량소가 잘못 도살장에 끌려간 사건, 돼지의 이탈된 자궁을 몸 속으로 밀어 넣기 위해 몇 시간씩 땀을 쏟기도 했던 일, 상상 임신을 한 개와 돼지의 이야기, 번번이 새끼를 주인에게 빼앗기던 소가 금방 태어난 송아지를 주인 몰래 숨기는 일, 개를 끔찍이 사랑하는 단골 부인네 집에 들어온 떠돌이 고양이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와 차만 타면 괴상한 소리를 지르는 개를 치료하려다 실패한 경험담, 그리고 가축들의 오물로 온 몸이 범벅이 되기도 하고, 소의 뒷발에 채여 정신을 잃기도 했던 경험 등을 작가의 특유한 입담으로 독자로 하여금 전혀 싫증을 낼 수 없게 풀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첫 장부터 페이지를 넘길수록 재미와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란 걸 금방 느낄 수 있으며 잔잔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는지, 생명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웃으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얼핏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를 하면서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 동물에게도 배울게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동물들의 솔직함을 우리 인간들은 잊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 그 가슴 따뜻한 훈훈함이 배어 있는 이 책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사랑과 유머를 되찾아준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저자 소개]
제임스 헤리엇(James Herriot)은 1916년 영국 잉글랜드의 선더랜드에서 출생하여 한 살 때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로 이주하여 성장했다. 그곳의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조수로 일을 시작한 헤리엇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영국 공군RAF으로 복무한 것을 제외하곤 평생을 요크셔 푸른 초원의 순박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다. 헤리엇은 50세가 된 1966년부터 비로소 그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하여 다수의 책을 펴냈다.
그의 책은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30년 동안 전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영어권에서만 수천만 부가 팔려나갔고, 영국 BBC에서 TV시리즈로도 제작되어 1,800만 시청자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헤리엇의 진솔한 글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여유있는 위트, 삶에 대한 정감어린 시선과 통찰로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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