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2005. 8. 10. 18:25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은 1991년작으로, 글쓰기와 출판에 관계하는 사람들, 즉 작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가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고전적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입장을 흥미롭고 긴장감 있게 전개해 나가는 특이한 소설이다.

 

     시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글을 쓰는 투철한 작가 정신, 대중문학

     과 엘리트 문학에 대한 생각,  고전적 인간의 정열과 비극이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 정신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출판사는 어떤 책들을 출판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 등 네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은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쓰고, 편집자는 어떻게 원고를 다듬고,비평가

     는 어떤 문학적 기준 위에 문학을 보존하고 방향을 잡으며, 독자는 어떠한 마음

     으로 책을 대하게 되는지를 보여 준다.

 

 

이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된는데  1부 - 작가, 2부 - 편집자, 3부 - 비평가, 4부 - 독자, 이렇게 나누어 각기 다른 시점에서 전개된다.


1부에서는 참담한 실패를 거듭하고서야 세계적인 밀리언셀러의 작가가 되는 소설가, '루카스 요더'가 등장한다. 처음 네권은 형편없는 평가를 받고 그 이후 여덟번째 작품까지 빛을 발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편집자인 '이본느 마르멜르'와 동고동락하며 그녀의 세심한 배려와 충고를 받아들여 마침내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게 된다.


2부, 편집자의 이야기에서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한 '이본느 마르멜르'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책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펼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루카스 요더'의 거듭된 실패를 감내하며, 믿고 격려해 마침내 작가와 출판사에 재산과 명성을 끌어오는 최고의 여성 편집자가 되어 천재적 신인작가 발굴에도 성공한다. 그녀가 책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하지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안타까울 뿐이다.


3부 비평가의 장에서는 '칼 스트라이베르크'라는 천재 문학가가 대학강연에서 만난 훌륭한 노교수와 지적탐험을 펼치며 마침내는 정신적, 육체적 사랑까지 나눈다. 성공에 대한 욕망, 그리고 평론가로서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나, 결국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며 '루카스 요더'를 신랄히 비판해 그로 말미암아 대중들의 지탄을 받게 된다.


4부, 독자의 이야기에서는 소설읽기를 좋아하는 백만장자 여인 '제인 오스킨'이 나온다. 그녀의 손자인 '티모시 툴'은 앞장의 '칼 스트라이베르크' 수제자로 천재적 재능을 드러내

편집자인 '이본느 마르멜르'에 의해 훌륭한 작가로 거듭난다.


이 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책으로 연결되어 있다. 루카스와 이본느 마르멜르는 저자와 편집자의 관계로, 또 이본느는 칼과 편집자와 저자(평론)의 관계로, 또 칼과 제인은 대학이라는 공간을 통해 교수와 기부자로 연결된다. 루카스와 제인은 같은 지방에 살면서 문화적 교류를 나누고, 칼과 루카스는 평론가와 소설가로서 대립한다.

이 책은 소설가는 물론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궁금하게 생각할, 소설과 관계되는 모든 것을 다양한 인물들과 재미있는 줄거리를 통해 이야기해 주는 소설다운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제임스 미치너>는 1907년에 뉴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과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공부했다. 뛰어난 학자이자, 편집자였으며 또한 태평양 전쟁 당시 해군 소령으로도 군무했다. 마흔 넘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첫 소설 『남태평양』은 퓰리처 상을 수상했고, 『사요나라』, 『하와이』, 『센테니얼』, 『텍사스』, 『멕시코』, 『세비야의 기적』 등 모두 30권이 넘는 장편을 썼다.  이 중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어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