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일 문 학

사로잡힌 영혼

[책갈피] 2005. 8. 10. 18:21
 

사로잡힌 영혼


 일전에 제가 읽은 “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의 『사로잡힌 영혼』을 소개해 드립니다. 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책에 대한 제 의견을 말하기 보다는 기존에 나와 있는 서평이나 소개의 글을 싣는 것이 님들에게 더 진실되게 전달될 것 같아 그냥 올립니다.


『사로잡힌 영혼』

[ 부제 :  한 문학저널리스트의 사랑과 삶 ]


 

< 저자소개 및 작품내용 >

찬사와 비판을 한몸에 받고 있는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그는 과거 그 어느 독일 비평가보다도 유명세와 인기와 영향력을 누리고 있으며, 동시에 그에 대한 평가도 분분하다. 그는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했던 프로그램 〈문학 사중주〉로 텔레비전에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문학을 아주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라이히-라니츠키의 전례 없는 놀라운 성공의 배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홉 살 남짓한 나이에 출생지인 폴란드의 블로츨라베크 시(市)를 떠나 베를린으로 이주할 때에, 헤어지는 자리에서 선생님은 "애야, 너는 문화의 나라로 가는구나." 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문화의 나라는 소년에게까지 수많은 어두운 면모를 드러낸다. 이러한 모순투성이의 체험은 그 이후 그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중심 테마가 된다. 그리하여 그가 독일 문학과 독일 음악, 그리고 독일 연극을 통해 경험한 감동은 독일인의 잔혹함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1938년 라이히-라니츠키는 폴란드로 강제이송된다. 그곳 바르샤바 게토에서 그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사람으로서는 차마 감당하기 힘든 수모를 당한다. 그는 아내 토지아와 함께 그 지옥에서 살아남는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폴란드에서 공산주의자가 됨과 동시에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이상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1958년 독일로 돌아온 그는 곧바로 비평가와 문학저널리스트로서 인정받게 된다.


라이히-라니츠키는 이 책에서 열정적이고 생생한 이야기꾼으로서의 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는 파란만장하고도 감동적인 자신의 인생을 풍부한 일화를 곁들여 다채롭게, 때론 신랄하게 묘사한다. 이 책에는 47그룹, 《디 차이트》의 고정 비평가 및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문학부장 시절, 베르톨트 브레히트, 안나 제거스, 잉게보르크 바흐만, 엘리아스 카네티, 토마스 베른하르트, 하인리히 뵐, 볼프강 쾨펜, 막스 프리쉬, 귄터 그라스를 비롯한 여러 독일 현대 작가들에 대한 회상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라니츠키는 독일 문학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더불어 문학계가 갖고 있는 의외의 면모를 그려내고 있다.


라이히-라니츠키의 자서전은 자기고백이자 객관적 서술이며, 시대비판적인 연대기이자 자신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문학에 대한, 그리고 사랑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내가 가는 곳마다 독일 문학이 있었다고 고집스레 선언한다. 저자의 의도야 어찌되었든지 간에 이 책은 한 시대를 대변하는 책이자 독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