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학

루바이야트[Rubáiyát] 2

[책갈피] 2008. 9. 23. 15:22

루바이야트[Rubáiyát] 2


오마르 카얌(Omar Khayyam, 1048 ~ 1131)

 

 

창조의 신비

  

 

1

나는 단아한 용모와 튤립과 같은 볼,

사이프러스 나무와 같은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어찌하여 창조주는 이와 같이 나를 꾸며서

속세로 내 보내셨는지 모를 뿐이네.


2

번민과 과로움을 덧붙인 생명을 주시면서,

창조주는 속박으로 나를 이루게 하셨느니,

탄생이나 살아감이나 죽음의 의미를 모른채,

우리는 마지못해 하며 떠나가고 있네.


3

천국의 바퀴는 나의 출현과 떠나감으로부터

그것의 위풍을 얻지도 증대시키지도 못했느니,

왜 내가 출현해서 떠나가야 하는가를

어느 누구로부터도 나는 들어보지 못했네.


4

오 ! 그대는 삶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할 것이며

현자들이 찾아 헤매는 그 궁극에 이르지 못하리니

술과 그 그윽한 기쁨 속에서 살아 보아라

어쩌면 그대는 그 지복함에 이를지도 모르니


5

충심으로 삶의 의미를 파악한다면

죽어서 신의 신비를 터득하리라

오늘 그대 자신에 집착한다면, 그대는 아무것도 모르며,

내일 그대 자신을 버릴 때에도, 그대는 무엇을 안다 하겠는가 ?


6

언제까지나 나는 바다위에 벽돌을 쌓겠는가?

나는 우상 숭배자와 사원에 지쳐있네.

카얌, 누가 지옥이 있다 말했으며

누가 천국과 지옥에 갔다 왔다 했는가?


7

그대와 나 영원의 신비를

알 바 없고 이 수수께끼를 깨우치지 못하느니

그대와 나는 그 껍질의 표면을 말할 뿐이네.

그 가면이 벗겨질 때에,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리.


8

존재의 대양은 암흑으로부터 출현했고

아무도 실재의 이 보석을 통찰하지 못했느니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의 기분에 따라 지껄였고

아무도 사물의 형체를 정의할 수 없네.


9

천국을 점유한 일단의 무리들이

현자들의 의혹을 일으키게 하느니

그 지배자들은 그들끼리 혼란 속에 처해 있으므로

지혜의 실을 놓지 않도록 주의하라.


10

탄생과 죽음을 포함하고 있는 순환이란

식별할 수 있는 시작도 끝도 없느니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이 문제를 똑바로 견지할 수 없네.


11

창조주께서 사물의 형체를 꾸미신 이후에

무슨 까닭으로 그것들을 파괴하고 몰락시키는가?

그 사물의 형체가 훌륭하다해도 왜 그것을 파괴시키며,

그렇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과오인가?


12

학문과 문화의 굴레를 좌지우지하는 자들은

완전주의자들의 일단속에서 빛이 되었지만

어둠으로부터 광명으로 그들은 피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우화를 지껄이고 잠에 바졌네.


13

앞서간 이들 어린 자들이

자기 기만의 구덩이 속에 들어 누워있느니

자, 술을 마시고 진리의 말씀을 들어라.

그들이 말한 것은 허풍에 불과하느니.


14

진리의 보석을 통찰했다던 그 무지한 자들은

잡다한 의견들로 우주의 섭리를 설파하였지만,

이 세상의 비밀을 깨닫지 못한 채

그들은 자만해 하다 말없이 들어 누워있네.


15

한 마리의 황소가 하늘의 플레이아데스 성단 옆에

또 다른 한 마리는 지구아래 모습이 숨겨져 있느니

그대가 눈이 멀지 않다면 그 진리에 눈을 떠라

위 아래 이들 황소는 당나귀 무리일 뿐이네.



삶의 고뇌

 

 

16

                    오늘은 나의 젊음의 시간

                    나는 술을 마신다. 그것이 나의 위안이기에

                    나를 비난치는 말아다오, 그것이 즐겁다 해도

                    술을 마시는 것은 인생처럼 괴로운 것이기에


17

                    나의 탄생과 죽음이 나의 의지로 실현된다면

                    나는 애시당초 태어나지도 죽음에도 이르지 않으리

                    태어나지 않고, 존재하지 않고, 죽지 않는 것보다

                    이 허무한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낳을 리 없네.


18

                    탄생과 죽음으로부터 얻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 삶의 날실에 대한 씨실은 어디에 있는가?

                    우주 내에서 많은 현자들의 삶은 타서

                    티끌이 되었으나 그 연기는 어디에 있는가?


19

                    우리가 늙어 사라져 간다는 우리의 연민도

                    이 우주의 변함없는 낫에 베어지느니.

                    오, 연민이여, 아, 슬픔이여- 반짝이는 눈 속에 들어있는

                    진정되지 않는 우리의 욕망으로 우리는 파멸되어 가네.


20

                    한평생 그대가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감미로운 세상을 맛 보았다 할지라도,

                    곧 그 정사의 끝이 그대의 끝일지니

                    그대가 한평생 꿈꾸었던 것은 한 조각 꿈이었네.


21

                    지금은 행복의 허울만이 남아있는 때,

                    절친한 친구마저도 텁텁한 술 이외는 남아있지 않네

                    오늘 그 술통이 그대의 손에 가진 모든 것일 때,

                    그 행복한 손을 술통으로부터 떼어 놓지 말게나.


22

                    휴식을 위한 시간이 있다면

                    머나먼 이 길에 끝이 있다면

                    세속 밖의 수천 년의 자취 속에서

                    희망은 푸르름 처럼 다시 솟아 나오리.


23

                    모두가 삶과 죽음의 문에 들어 섰느니

                    그것은 슬픔의 인생이며 인생의 종말인 것

                    한 순간도 살아보지 않은 자는 행복하느니

                    아직 태어나지 않는 그 사람이 평온스러웁네.


24

                    이 땅과 우주에 삶을 시작한 자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슬픔을 심어 주었느니,

                    그들은 요란스럽고 허울 좋은 세상에

                    수많은 절세의 미인들을 배출시켜 놓았네.


25

                    우주가 신의 손에 있듯 내게 있다면

                    나는 그 정 중앙을 쪼개어 놓았고,

                    공허한 마음으로 그대들의 욕망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또 다른 우주를 만들었으리.



운명의 섭리

  

 

 

 

 

 

 

 

 

 

 


 

 

26

모든 창조물의 성격이 書板 위에 쓰여있고

펜은 항상 선과 악을 기록하는데 닳아졌느니

우리가 슬퍼하고 투쟁하는 것은 헛되며

태초에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주어졌네


27

하루나 한 삶이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도 없느니

우리는 다소간 자신을 괴롭혀서는 안되는것

우리는 인생살이를 우리의 마음속에

판단하고 꾸밀 수 있는 대로 형상화시킬 수 없네


28

별들이 슬픔이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듯이

별들은 사라지면 다시금 그 자리에 나타나느니

우리가 이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것을

태아가 알게 된다면 결코 태어나지 않으리


29

끊임없는 운동속에 있는 四元素와 七行星 때문에

그대는 이들 사원소와 칠행성의 산물인이네

술을 즐겨라, 수천번이나 그대에게 말했듯이,

그대 사라져갈 때, 자신을 돌아보는 일 소용없네.


30

나의 육체가 주형 속에 이겨지고 있는 동안

퍽이나 고통스러운 육체는 부풀어 오르고 있었느니

나는 현재의 나보다 좋아질 수 없느니.

그 호된 시련 속에 빠져있듯 나는 존재할 뿐이네.


31

언제까지나 사원의 빛과 불지옥의 연기에 관하여,

지옥의 손실과 천국의 이익에 대하여 잡담할 것인가

태초에 운명의 주관자께서 서판 위에

앞으로 일어나게 될 만사를 기록하였으니 가서 보아라.


32

오! 이 세상에 실재하고 있는 것은 환영이느니

언제까지나 이러한 고통을 불평하겠는가?

그대의 육체를 운명에 맡기고 괴로움을 견디어내라

그대를 위한 서판의 기록은 다시 쓰여지리라.


33

하늘이 아무도 몰래 나의 마음에 속삭이네

'내가 부과된 운명을 무엇이 언도하느냐'라고

나의 윤생을 나 자신이 조절할 수 있다면

나는 이러한 순환으로부터 자유로와 지겠네.


34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선과 악

우리의 운명이며 숙명인 기쁨과 슬픔

그들을 운명의 수레바퀴로 탓하지 말라.

왜냐하면 그 수레바퀴란 그대보다 훨씬 쓸모 없느니.



시간의 운행

 

 


35

한권의 젊음의 책갈피는 끝나가고

인생의 싱그러운 봄은 겨울이 되었느니,

젊음이 시작해서 끝날 때에 사람들이

젊음을 외치던 그 순간들 지각될 수 없네.


36

우리의 재산이 모두 소모되어야 했었느니,

많은 사람이 운명의 족부에 만신창이 되었네

사람들이 어떻게 저승을 여행하는가 궁금해 하던

그 세상으로부터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네.


37

유년시절 우리는 주관자를 찾아 갔었느니,

한동안 우리자신의 우월감에 취해 있었네.

우리에게 무엇이 일어났는가, 그 문제의 끝을 들어보라.

우리는 물처럼 왔고 바람처럼 갔느니


38

즐거웠던 친구들은 모두 가버리고

차례로 죽음이라는 것이 그들을 짖밟았네

우리는 인생이라는 대향연에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들 주변에서 만취해 있었네.


39

오! 천국의 바퀴여, 파괴는 너의 악의로부터 출발하고

악행은 너의 오래된 일거리이네.

세상이여 슬프도다, 그대의 가슴이 쪼개져 열린다면

참으로 귀중한 보석은 거기에 놓여 있으리.


40

천국의 바퀴란 무지한 자의 의지대로 굴러가느니

그대가 천체를 일곱 혹은 여덟으로 헤아린다해도

우리는 필멸하고 모든 욕망은 사라져 가느니

무덤에서 개미의 먹이가 되든 여우의 먹이가 될지라도.


41

물방울 하나가 바다에 이어지고

한 점의 먼지가 지구에 연결되어 있느니,

그대의 이 세상 출입은 어떠한가?

한 마리의 파리가 나타나서 사라지듯.


42

무엇이 무상한 것인지 그대는 물었지

그 진실을 말하자면, 긴 이야기가 되리.

그것은 바다 표면 위에 떠 올라서 잠시후에

대양의 심연으로 되돌아가는 어떠한 형상이라.


43

하나의 사발은 끝간데 모를 애정을 기울여

창조적 이성으로 연출되어 탄생하느니

이 섬세하고 정연한 도공이 사발을 만들어

다시금 이 세상으로 선보여 내어 보내느니.


44

컵의 부분들, 연역한 머리, 다리, 손들을

쳐부수는 일이 주정꾼들은 정당하다 생각지 않네

사랑을 통하여 그들은 결합되었는가?

혹은 증오에 의해서 분쇄되었는가?


45

이 세상이 그대 쪽에 서 있을지라도

현자들이 회피하는 것을 가까이 하지마라

그대와 같은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느니

빼앗기기전에 그대의 몫을 챙겨야 하느니.


46

먼 길을 간 사람 중에서 비밀을 말하러 돌아온 자 어디에 있는가?

이 두 개의 끝이 있는 길위에 필요한 것을 위하여

아무것도 남기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대는 다시금 돌아오지 못하느니.


47

술을 즐겨라, 친구나 동료도 없이

그대는 땅 아래에서 영면하리니

그대여 이 숨겨진 비밀을 말하지 말게나

시들은 백합은 다시 피어나지 않느니.


48

어떤 늙은이를 주점에서 나는 보았지.

'당신은 죽은자들에 대한 소식이 있오?'라고 내가 말했지

'술이나 드시오, 우리같은 많은 사람들이 가서는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오'라고 늙은이가 대답했네.


49

나는 무던히 이리저리 방황했고

모든 지평선 멀리 유랑하였느니

누구도 이 길, 지나친 그 길, 회귀할 수 없는 길에서

돌아왔다는 사실을 나는 들어보지 못했네.


50

우리는 꼭두각시, 우주는 우리의 주인

은유로서가 아니라 실재 속에서

우리는 이 무대에서 한동안 연기를 펼치며

한 사람씩 망각의 상자 속으로 돌아가네.


51

우리는 영원할 수 없으며 우주는 영속하리라

우리의 이름이나 표적도 존재하지 않으리니

이전에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고 부족함도 없었느니

이후에도 우리가 사라져 갈 때도 예전과 같으리라.


52

나는 지구의 표면 위에 잠꾸러기만을,

그리고 이들이 지구에서 사라져 감을 보느니

망각의 공허함을 찬찬히 뜯어 볼수록

나는 떠나간 자들과 태어나지 않은 자들을 볼 뿐이네.


53

이것은 그 이름이 "세상"이라는 낡은 여관

그것은 낮과 밤의 얼룩진 휴식처

수백의 잠시드와 같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잔치

수백의 바흐람과 같은 사람들의 사악한 침실과 같은 묘혈이네.


54

바흐람이 손에 술잔을 쥐었던 그 궁전을

영양과 여우는 그들의 침소와 영토로 만들었느니

한평생 야생 당나귀를 사냥했던 바흐람은

어떻게 그 무덤이 자신을 사로 잡았는지 알리라.


55

가이가우스의 머리를 발톱으로 움켜쥐고서

투스 성벽위로 내려앉은 새 한 마리를 보았네.

'가엾어라, 가엾어라'하고 그 새는 종알거리고 있었네.

그러나 지금 종과 북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56

한때 천국과 함께 경합하던 궁전

왕들의 존엄함이 배어있는 궁전의 문

우리는 그 흉벽 위에 가락지 낀 비둘기가

앉아서 '어디야, 어디야', 말하는 것을 보았네



순환하는 원자

 

 


57

                    우리의 영혼이 육체를 떠날 때

                    사람들은 우리의 무덤 위에 두 장의 타일을 놓으리.

                    그런 후에, 다른 사람의 무덤의 타일을 위해,

                    하나의 관속에 우리의 시체를 매장하리니.


58

                    한 조각 땅 위에 있는 먼지의 모든 입자라 해도

                    태양의 볼이거나 샛별의 이마였느니,

                    살포시 그대의 옷소매의 먼지를 털어 내보라.

                    그 역시, 섬세하고 우아한 얼굴이었느니.


59

                    현자들이여, 아침 일찍 일어나

                    먼지를 닦아내는 소년을 가까이서 보고

                    가이코배다의 두뇌와 파비즈의 눈을

                    아주 부드럽게 가려내도록 그에게 충고하게나.


60

                    보라, 아침 미풍이 장미의 옷을 벗기고

                    나이팅게일은 장미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느니

                    장미의 그늘에 앉아 명상하여 보라

                    그와 같은 많은 것들이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느니.


61

                    구름이 몰려와서 초목 위에 물안개를 뿌렸네.

                    오, 장미빛 술이여, 그대 없이는 삭막하네.

                    이 초원은 오늘 우리 기쁨의 광장.

                    그러나, 우리의 고뇌로부터 생성한 초원은 누구의 기쁨의 땅일까?


62

                    구름이 새해에 튤립의 얼굴을 씻을 때,

                    일어나 견고히 술잔을 준비하라.

                    이 초원은 오늘 그대 기쁨의 땅이며,

                    내일은 그대의 시신으로부터 성장할 것이기에.


63

                    시냇가 옆에 자라나는 초목들은

                    천사들의 입술로부터 자라났느니,

                    어떠한 풀포기 하나라도 밟지 말게

                    왜냐하면 시들어간 튤립의 고운 빰에서 움터났느니.


64

                    파멸의 날을 위해서 술을 마셔라.

                    우주는 우리의 귀중한 영혼에 눈독을 들여 왔느니.

                    초원 위에 앉아 금빛 찬란한 술을 즐겨라.

                    이 초원은 우리의 육체로부터 훌륭히 자라날 것이기에.


65

                    나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 사내를 보았네.

                    그는 점토를 반죽하고 있었네.

                    '멈추어 다오'라고 그 점토는 항의했네.

                    나처럼 그대도 많은 발걸음에 짓밟혀지리.


66

                    오, 구도자여 잔과 술통을 치켜 올리고

                    시냇가 초원으로 돌아가라.

                    운명의 수레바퀴는 술잔과 술통으로

                    수없이 허울 좋은 우상을 만들어 왔느니.


67

                    지난 밤에 옹기그릇 하나를 깨버렸지.

                    이와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을 때 나는 취해 있었지.

                    '나는 그대와 같은 존재이며 그대 역시, 나처럼 당하게 되리라'

                    라고 그 옹기그릇은 항의했었네.


68

                    아무런 해로움이 없는 술통으로부터

                    侍童이여, 한 주발 가득 채워 마시고 내게 건네주게.

                    일찍이 어느 길가에서 도공이 그와 같은 술통을 위하여

                    우리의 육체였던 점토를 사용하고 있었느니.


69

                    나는 언젠가 어떤 도공 옆을 지나갔지.

                    그는 미동도 없이 점토에 몰입해 있었네

                    눈 멀은 자들은 볼 수 없었으나,

                    도공의 손 속에서 나의 아버지의 육신을 보았네.


70

                    멈추게나, 도공, 그대에게 어떤 느낌이 있다면,

                    얼마나 오랜 동안 인간의 육신을 훼손하겠는가?

                    페리던의 손가락과 가이코스로의 손을 수레바퀴에 올려놓고

                    그대는 무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71

                    나는 어느 도공을 그의 작업실에서 보았네.

                    수레바퀴의 발판 위에 발을 올려놓고

                    태연히, 어느 왕의 머리와 거지의 손으로

                    그는 술통의 뚜껑과 손잡이를 만들고 있었네.


72

                    어느 예쁜 소녀의 머리결에 매혹되어

                    이 술통은 나처럼 상사병에 빠졌네.

                    그대가 술통의 목 위에 보이는 이 손잡이는

                    그 소녀의 목 위에 있는 그대의 손이었네.


73

                    나는 지난밤 도공의 상점에 갔었지,

                   그리고 2천여 개의 술통을 보았는데,

                    더러는 지껄이고 더러는 묵묵한 가운데, 각자 열심히 묻고 있었네,

                    '도공과 옹기를 파는 자, 사는 자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내세의 형상

 

 

 

 

 

 

 

 


 

 

 

 

 

 

74

내가 마기안 술에 취한다면, 그 역시 나 자신이며,

내가 무신론자, 이교도, 우상숭배자라면, 역시 나 자신이며,

모든 종파가 나를 불신하여 멀리한다 하여도,

나 자신은 누가 뭐래도 현재 상태의 나이네.


75

삶에 대한 나의 법은 마시고 즐겁게 하는 일

믿음과 무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나의 종교

나는 운명의 新婦에게 신부의 가치를 물어보았지.

'그대의 기쁨에 넘치는 마음'이라 그녀가 말했네.


76

나는 아름답고 반짝이는 술없이 살수 없으며,

그리고 육신의 무거운 짐을 견디어 낼 수 없네.

술을 권하는 자가 말하는 최후까지 나는 노예.

'한잔 더 드시지요'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네.


77

오늘날 나는 큰 술통을 만들어

두 개의 술잔으로 기운을 돋구리라.

먼저 나는 확연하게 이성과 종교를 분리시키고

그 후에 포도나무의 딸인 술을 부인에게 데려가리라.


78

내가 죽으면, 나의 육신을 뿌려다오.

그리고 나의 신분을 인류에게 하나의 본보기로 만들고,

술로 나의 육신을 적셔주오.

나의 시체로 술통을 봉함하도록.


79

내가 눈을 감으면, 술로 나를 씻어다오

왜냐하면, 나의 장례식에서 술에 관한 하나의 典範이 되도록,

심판의 날에 그대는 나를 찾아 주겠나요.

그렇지 않으면, 어느 주점의 문가 먼지 속에서 찾아다오.


80

나는 많은 술을 마신다. 그 향기는

내가 술 속에 묻힐 때 나의 육체로부터 피어오르네.

나는 하나의 술고래가 되어가고

나에게 흐르는 향기가 술고래를 만드네.


81

내 인생의 한 부분이 뿌리 채 뽑혀질 그날

나의 전 생애는 산산히 흩날리리

나의 육신이 컵을 만드는데 사용되곤 했었기에,

술잔에 술이 채워지면 곧 바로 그것은 새로운 삶이 되겠네.


82

내가 운명의 발목에 굴복할 때

인생에 대한 희망은 뿌리 채 뽑혀졌느니,

술잔만을 위해 나의 육신을 사용토록 힘써주오.

술의 향기는 잠시나마 삶을 회복시켜줄지도 모르네.


83

그대가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그대의 친구를 진지하게 기억해야 하느니

그대가 향기로운 술을 마실 때

나의 차례는 다가오느니, 술잔을 돌려주오.


84

지성과 명석함에 포로가 되는것.

삶과 죽음에 관하여 염려하는 것은 무용지물

그러한 사실로 포도나무의 쥬스를 찾아 보아라

향기 없는 지식들이란 성숙되기 전에 시들어 버리니니


85

오 케논 쥬리스트여, 우리는 그대보다 잘할 수 있네.

이 완전한 취중으로서, 우리는 더욱 깨어 있느니,

그대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만, 우리는 포도나무의 피를 마시네.

정직하라, 우리중의 누가 더욱 잔인스러운가?


86

어느 종교인이 매춘부에게 말했네.

'색다른 함정 속에 매순간 빠져있고, 취해있네.'

그녀가 대답하기를, 오, 사이크 나는 그대가

말씀한 그대로이며, 그대 또한 보이는 그대로일 뿐이라오.


87

연인들이나 주정꾼들은 지옥으로 간다하네

논쟁의 여지가 있는 발언은 수락하기 어렵나니,

연인과 주정꾼들이 지옥행이라면,

내일은 천국은 텅텅 비어 있으리라.


88

맑은 술과 꿀이 흐르는 곳에

천국과 극락의 미녀가 있으리라 사람들은 믿고 있네

우리는 술과 한 연인을 선호하는데, 그 해로움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은 종국의 보상이 아니지 않은가?


89

미녀, 우유, 꿀, 술이 흐르는 시내,

그리고 강이 있는 곳에 천국이 있다하네,

술잔을 채워, 나의 손에 놓아다오

현물은 수천의 약속보다 낮네.


90

미녀들이 천국의 정원을 우아하게 꾸민다 하네.

포도나무의 쥬스가 우아하다고 나는 생각하느니.

즉, 현금은 받아들고 외상은 사절하소서

먼 곳의 북 소리가 아름답게 들려오네.


91

아무도 천국이나 지옥을 본적이 없네.

누가 그곳에서 돌아왔는지 말해주오.

우리의 희망과 공포는 이름뿐인 것 외에

어느 지시도 없는 그 무엇인가에 있느니


92

나의 형상을 지은 자가 천국 혹은 지옥행으로

나를 만들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네.

이 세상 위에 있는 술잔하나. 사랑하는 이 한 사람.

그리고 음악, 이들 셋은 나의 재산이네.


93

이 우주에는 영속하는 것이 없나니 술과 연인 없이

지내는 것은 잘못된 일이네 세상이 창조가 되든 영원하게 되든지

우리의 희망과 공포는 얼마동안이나 지속될 것인가?

내가 사라져 갈 때도, 창조된 세상과 영원의 세상은 동일하리.


94

원래 나의 탄생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으므로

나의 죽어감도 타인에 의해 부과되리라.

깨어나서 그대의 벨트를 매어라

나는 술로서 이 세상의 슬픔을 잊어 버리라.


95

삶이 끝에 이른다 해도, 변하지 않으며

술잔이 넘쳐흐를 때도, 달든 쓰든지 마찬가지네.

즐거워하라, 우리의 사후에도 많은 달은

만월이 되어 다시 아울러 지리니.


96

술집의 주정꾼이 하는 대로 내 버려 두어라.

여자와, 술과 음악을 찾느니,

손에는 술잔 어깨 위에는 술 부대

술을 마시고 잡담은 그만두어라 사랑하는 이여


97

소년이여, 내가 갈망하는 것은 요란해지고

취중으로 모든 구속을 초월하나니

나의 회색빛 머리는 그대의 술에 멍해지느니.

늙은이의 마음은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이네


98

나는 술 한통, 한권의 시집,

그리고 약간의 빵 조각만 필요하네.

그대와 나, 어느 한적한 곳에 앉아,

술탄의 왕국보다 더 많은 풍요를 누르리라.


99

나는 존재와 무의 외형적인 모습을,

우쭐함과 우울함의 내형적인 모습을 알고 있느니,

이 모든 지식으로, 주정을 초월하여

어느 상태를 알게 되어 나는 부끄러울지도 모르네.


100

나는 아직도 살아 남아 있어, 술 친구인 侍童에게 감사하네.

사람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그들의 불협화음만 남아 있느니.

지난 밤 술 중에 오직 한 잔의 술만이 남아있네.

그러나 인생 가운데 얼마나 남아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네.